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오만하게 이런 생각을 했다. 너무 당연한 말들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고, 그게 부족하지도 넘쳐나지도 않도록 국가가 개입하는 것. 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어야 하는 것. 다양한 개인과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것. 이 세 가지로 감히 이 깊은 책을 요약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일련의 교육과정을 통해 기본 상식처럼 습득해온 개념이 주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이 당연한 개념을 길게 풀어놓은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뭘까. 답은 책에 있었다. 논의 자체가 유의마하다는 것이다. 밀은 ‘죽은 신념'을 언급하는데, 아무도 의문을 갖지 않고 활발히 논의되지 않는 진리는 살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즉, 무의식적인 수용은 답습에 불과하다. 우리에게 자유는 당연한 가치가 되었지만, 어떤 맥락에서 그 가치가 구성되었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살펴보고 생각해보지 않는다면 우린 자유를 제대로 실감하지 못할 것이다. 특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