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의 집단농장과 특수부락 - 현경준의 <유맹>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11/26
만주의 집단 농장 풍경(전북도민일보)
만주의 집단농장과 특수부락 - 현경준의 <유맹>

이런 점에서 『유맹』은 그 당시 신문을 장식하던 「만몽농장 수로공사장답사기」(상, 중, 하), 「남북만조선개척민 집단부락답사기」(신형철, 상, 하),「남북만조선개척민 집단부락답사기」(전몽수), 「북변개척촌답사기- 나오라 대륙의 신부-육대일의 심각한 결혼난」, 「북변개척촌답사기-자유이민이 수전개발-찰란둔은 만주의 ‘오아시스’」, 「북만주의 조선인개척단-눈강지대의 집단농들 발전하는 모양들-」(경박호인)등의 답사기와 마찬가지로 만주국의 이념을 선전하는 하나의 특수이민부락 “답사기”였을 수 있다. 

『유맹』의 집단부락 뒤에는 “공동농장”과 “집단농장”이 있다. “집단농장”에는 “도무지 농사에 대한 관념”이 없는 독신자들이 모여 일한다. 그들은 “논바닥에 들어서서 두어 번 철렁거리고는, 이내 허리를 짚고 일어서며 죽을상을 하는 패들”이고 “가끔 거머리 같은 것이 다릿발에 붙기만 하면 그 논바닥은 에누리 없이 욕장”을 보고 만다. 이들은 만척(滿拓)에서 주는 “대부배급(貸付配給)”을 받는데 그것으로는 새 곡식이 날 때까지 식량이 모자란다. 가을에 수확량의 반을 만척에 갚고 나면 또 식량이 모자라기 때문에 겨울에는 ××목재회사의 목재를 운반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돌아오는 인생』). 

이렇게 이 집단부락의 보도소 소장은 부정업자, 아편중독자들의 심성만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 농사짓는 것도 지도하고 있다. “‘난생 처음 호미자루를 잡아본’ 사람들을 공동농장의 논에 들어가게 하는 『유맹』의 ‘특수부락’은 단순한 치료소나 보소소가 아니다. 그것은 만주에 수전(水田)을 ‘개척’한 입식 부락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태준의 소설 제목이 암시하듯이, ‘선농(鮮農)’개척민들은 ‘농군(農軍)’이다.” 이것은 『돌아오는 인생』에서 다음과 같이 명우네 이 특수 부락으로 27호가 새로 입식되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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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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