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뭉치들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2/12
잠이 오지 않는 밤이다. 거세게 불어대던 바람도 이제 지쳤는지 잠이 든 한밤인데 나만 왜 잠들지 못하는 건가.

솜뭉치들이 끊임없이 짖고 있다. 이렇게 한밤중에 짖어대는 건 아마도 산짐승들이 산 속에서 얼씬거리는 때문일테지. 짖는 소리에 잠이 깬 건 아니고 잠이 들지 않으니 유난히도 개 짖는 소리가 거슬린다.
솜뭉치란 이름은 나혼자 부르는 별명이다. 진짜 이름은 모른다. 온 몸이 아이보리색 보글보글한 양털 같은 털에 쌓여 뛰어다니는 강아지들을 보면 마치 솜뭉치가 굴러다니는 것만 같아서 그렇게 부르고 있다. 똑같이 생긴  두 솜뭉치는 아마 하루에 한 번씩 풀어주는 모양인데 그때마다 냅다 우리 마당으로 달려 와 치즈랑 셋이 장난을 치고 나 잡아봐라 놀이를 하며 쫓아다닌다. 그 모습이 자못 귀여워 가만 지켜보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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