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리뷰 : 우리에게 다가온 하나의 숙제

김민준
김민준 · 글 쓰고 읽고 생각하는 20대
2022/08/10
* 얼룩소에서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 대한 글이 몇 개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열렬한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비평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 드라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소수자성을 '연기'한다는 것

기본적으로 극중의 공간이 ‘로펌’이라는 것부터가 시사점이 크다. 전국에서 난다 긴다 하는 법학전문대학원 출신들이 오고 가는 공간, 완전히 능력주의적인 이곳에서 우영우는 자신만의 공간을 지켜내면서도 동료와 상사 변호사와 관계를 맺어 나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우영우가 현실의 장벽들을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다 부셔버리는 개짱센 서번트 변호사로 그려지는 것도 아니다. 현실에서 마주할 수 있는 벽에 부딪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견뎌내기도 하고 극복하기도 하면서 자기 이미지를 구축해나가는 중이다.  사실 소수자성을 ‘연기’한다는 건 언제나 위험부담이 있는 일이다. 그 위험부담은 소수자 당사자를 갖다 쓴다고 해서 해결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그 어려움의 문제를 인지하고 항상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지가 창작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방영 초반에 유튜브 댓글창 반응을 좀 유심히 살펴봤다. 이때 <우영우>는 “무해”하고 “힐링”이 되는 드라마로 인식됐던 것 같다. 분명 이 드라마의 질감과 분위기는 ‘로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투쟁하고 고군분투하는 장애인 변호사 이야기’보다는 ‘고래와 김밥을 좋아하는 귀여운 변호사 이야기’에 가까운 것 같아서 무해함이 느껴진다는 맥락이 이해가 된다.


2. 무해한 우영우, 유해한 전장연?

그런데 우영우가 무해한 존재라면 반대로 3화에서 나온 자폐인 캐릭터 김상훈은 유해한 캐릭터가 되는걸까?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지, 소통이 원활하게 되는지 여부로 해로움의 정도가 결정되는 것이라면, 장애란 우영우가 항상 이야기하는 ‘스펙트럼’이 아니라 납작한...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232
팔로워 441
팔로잉 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