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리뷰 (스포있음)
2022/11/26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리뷰 : 자본주의의 중심에서 순수학문을 외치다.
w. 메이악 조르딕
사립학교, 그 중에서도 엘리트들만 모아놨다는 자사고.
주인공은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인해 사회적 배려자, 이른바 사배자 전형으로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친구들은 모두 비싼 사교육을 받으며 전투적으로 공부에 임하고 있지만 주인공은 의욕이 없다. 어차피 출발선에서부터 늦은 출발, 성적에 대한 욕심도 공부에 대한 애정도 없지만 주인공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인 어머니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학교에 꾸역꾸역 다닌다.
초반부터 빌런의 서사가 세팅된다. 여유 있는 말투로 짐짓 쿨한 척 “질문을 해 이녀석들아~” 라며 아이들에게 농을 치던 선생. 쿨하고 학생들의 사고력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 이 젊은 선생이 바로 빌런이다. 극에서는 점차적으로 이 사람의 서사가 풀려간다. 이 인물은 젊고, 스마트하지만 자본주의 사회가 가지고 있는 병폐에 쩌든 사람이다. 이 사람의 일탈과 범죄가 비단 이 사람 한 사람만의 인격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일까? 이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자들의 격한 경쟁심과 호승심을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 사람은 학생들을 다그치는 학교 시스템을 보여주고, 그에 따르며, 나아가 개별적으로는 그것을 이용해 자신의 한 몫을 챙기려는 인물이다. 자본주의를 인격화한다면 이 사람은 비겁하고 약을지언정, 패배자라거나 부적응자라는 소리는 듣지 않을 것이다.
이 사람에게 한 방 먹이는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이 학교의 수위. 이 자는 이질적이다. 학생들은 이 수위의 이질감을 웃음거리로 승화시킨다. 아이들에게 수상함을 풀풀 풍기지만 위협적이진 않은 사람. 이자의 정체는 북에서 내려온 수학자다. 북에서 내려온 공비도 아니고, 수학자라니. 그러나 이 이방인은 핵보다 더 큰 파괴력을 지닌 사람이었다. 바로 세계 최초로 리만가설을 증명해내는 능력자. 소프트 파워를...
안녕하세요, 일주일에 한 편 이상의 영화 리뷰를 올립니다.
영화의 미학적관점 뿐 아니라, 세계와 연결된 지점들에 주목해 씁니다.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한 번쯤 생각해 볼만한 화두를 던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