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16
얼룩소는 '맥락 있는 미디어'를 표방합니다. 이 글은 1월 5일 교육부 업무보고의 발언의 맥락을 누차 밝혀온 대통령의 철학으로 연결한 맥락을 다루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의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서비스'라는 말은 유구한 교육 정책의 변화 끝에 닿아있습니다. 이 움직임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범진영적으로 이어져왔습니다. '교육은 서비스'라는 말만 똑 떼어놓으면 밀턴 프리드먼의 논리 끝에 닿아 있는 듯 하지만, 실상은 진보적 교육을 지향한 움직임의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교육의 맥락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이념적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오히려 맥락을 호도한 겁니다.
교육이 서비스가 될 때
지금 이 시점에 대한민국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고교학점제입니다. 올해부터 조기시행이 이뤄지고 내후년에는 전면 시행합니다. 학부모가 아닌 분을 위해 설명하면, 대학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듣고 싶은 과목을 신청해서 듣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드론 운영 개론>, <방송 저널리즘> 같은 수업이 개설돼 희망 진로에 따라 들을 수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의 대전제는 내신의 절대평가화로 일률적인 평가를 배제하고 자유로운 수업을 듣게 하는 겁니다. 여기서 필요한 조건은 '다양한 수업'이겠죠. 지금의 국어, 영어 선생님 등 기존 교사로는 충족이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나 외부 교육기관, 기업 등과 연계한 수업 개방 가능성을 열어둔 제도입니다. 즉 이 시스템은 공교육의 경계를 허무는 게 불가피한 시장 지향적인 제도입니다.
실제로 2023년 시행을 앞두고 시범 운용을 한 학교는 지역 대학과 연계하거나(동작구 고교와 서울대), 지역 기업과 진로 과목을 개설(세종시의 학교와 지역 언론)하는 식으로 민간과 협력했습니다. 이런 흐름에서 최근에 교·사대를 폐지하고 교육전문대학원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온겁니다. 결과를 떠나 '변호사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 법전원 체제를 선택했듯, 교사도 민간과 공교육 기관 사이 어딘가를 오갈 수 있는 전문가 체제로 바꾸려는 움직임입니다.
교육의 서비스화·민간 개방·다양화의 유...
지금 이 시점의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서비스'라는 말은 유구한 교육 정책의 변화 끝에 닿아있습니다. 이 움직임은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범진영적으로 이어져왔습니다. '교육은 서비스'라는 말만 똑 떼어놓으면 밀턴 프리드먼의 논리 끝에 닿아 있는 듯 하지만, 실상은 진보적 교육을 지향한 움직임의 결과물에 가깝습니다.
교육의 맥락으로 풀어야 할 문제를 이념적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오히려 맥락을 호도한 겁니다.
교육이 서비스가 될 때
지금 이 시점에 대한민국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고교학점제입니다. 올해부터 조기시행이 이뤄지고 내후년에는 전면 시행합니다. 학부모가 아닌 분을 위해 설명하면, 대학과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듣고 싶은 과목을 신청해서 듣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드론 운영 개론>, <방송 저널리즘> 같은 수업이 개설돼 희망 진로에 따라 들을 수 있습니다.
고교학점제의 대전제는 내신의 절대평가화로 일률적인 평가를 배제하고 자유로운 수업을 듣게 하는 겁니다. 여기서 필요한 조건은 '다양한 수업'이겠죠. 지금의 국어, 영어 선생님 등 기존 교사로는 충족이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나 외부 교육기관, 기업 등과 연계한 수업 개방 가능성을 열어둔 제도입니다. 즉 이 시스템은 공교육의 경계를 허무는 게 불가피한 시장 지향적인 제도입니다.
실제로 2023년 시행을 앞두고 시범 운용을 한 학교는 지역 대학과 연계하거나(동작구 고교와 서울대), 지역 기업과 진로 과목을 개설(세종시의 학교와 지역 언론)하는 식으로 민간과 협력했습니다. 이런 흐름에서 최근에 교·사대를 폐지하고 교육전문대학원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온겁니다. 결과를 떠나 '변호사의 다양성 확대'를 위해 법전원 체제를 선택했듯, 교사도 민간과 공교육 기관 사이 어딘가를 오갈 수 있는 전문가 체제로 바꾸려는 움직임입니다.
교육의 서비스화·민간 개방·다양화의 유...
온라인 과정을 포함한 고교학점제, 중학 자유학년(기)제, 진로체험, 한국형 바칼로레아 교육 시행, 초등 방과후 수업 확대로 공/사교육의 융합, 수업 다변화로 모든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존중 등이 한국 교육을 점진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매우 공감 가는 글입니다. 한국 교육 시스템과 개편 방향에 대해 아시는 분이 쓴 글이라 반갑기도 하고요. (뉘시길래 이렇게 잘 알고 계시죠???)
학교는 컴퓨터처럼 a를 넣으면 a’이 튀어나오는 기계적인 곳이 아닙니다. 사회(정치, 정책), 학교, 가정이 다양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움직이는 시계태엽장치와 같습니다. 시계태엽장치가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려면 모든 구조가 역방향을 취해야 가능하죠.
모든 것이 수요공급 법칙에 따른 경제원리로 작동하는 곳도 아니고요. 경제논리가 적용될 수 없기 때문에 망하는(?) 과정도 경제논리를 따르지 않아요.
자사고 설립 시기를 떠올려봅니다. 모두가 공교육이 망할 것이라 했었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어요. 우수한 학생들이 자사고로 빠져나가기도 했지만 공교육도 많은 발전을 이루며 살아남았으니까요. 모든 우수한 학생들, 열정적인 학부모들이 자사고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립학교 교사들의 수준이 낮아지지도 않았고요. 재미있게도 학교시설물의 현대화 기술화는 공립학교가 선도적입니다.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나타나면서 대기질 신호등과 최첨단 공기청정기가 공립학교에 도입되는 동안 사립은.. 음… 쩜쩜쩜…
고루한 정치적 이념과 낡은 교육관을 바탕으로 한 정책이 많아도 한국 교육은 한 번도 후진한 적이 없었어요. 전 여기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 교육청, 교사, 학생, 보호자가 모두 학교에 영향을 미친다는 중요한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온라인 과정을 포함한 고교학점제, 중학 자유학년(기)제, 진로체험, 한국형 바칼로레아 교육 시행, 초등 방과후 수업 확대로 공/사교육의 융합, 수업 다변화로 모든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존중 등이 한국 교육을 점진적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매우 공감 가는 글입니다. 한국 교육 시스템과 개편 방향에 대해 아시는 분이 쓴 글이라 반갑기도 하고요. (뉘시길래 이렇게 잘 알고 계시죠???)
학교는 컴퓨터처럼 a를 넣으면 a’이 튀어나오는 기계적인 곳이 아닙니다. 사회(정치, 정책), 학교, 가정이 다양한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움직이는 시계태엽장치와 같습니다. 시계태엽장치가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려면 모든 구조가 역방향을 취해야 가능하죠.
모든 것이 수요공급 법칙에 따른 경제원리로 작동하는 곳도 아니고요. 경제논리가 적용될 수 없기 때문에 망하는(?) 과정도 경제논리를 따르지 않아요.
자사고 설립 시기를 떠올려봅니다. 모두가 공교육이 망할 것이라 했었죠. 하지만 현실은 달랐어요. 우수한 학생들이 자사고로 빠져나가기도 했지만 공교육도 많은 발전을 이루며 살아남았으니까요. 모든 우수한 학생들, 열정적인 학부모들이 자사고를 선택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립학교 교사들의 수준이 낮아지지도 않았고요. 재미있게도 학교시설물의 현대화 기술화는 공립학교가 선도적입니다.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나타나면서 대기질 신호등과 최첨단 공기청정기가 공립학교에 도입되는 동안 사립은.. 음… 쩜쩜쩜…
고루한 정치적 이념과 낡은 교육관을 바탕으로 한 정책이 많아도 한국 교육은 한 번도 후진한 적이 없었어요. 전 여기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 교육청, 교사, 학생, 보호자가 모두 학교에 영향을 미친다는 중요한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