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는 9시 1분이기도 하다
2023/01/22
작년 말에 회사를 옮겼다. 이직(移職). 매일 아침 현관문을 나와서 가는 행선지가 바뀌었을 뿐이지만, 그 공간을 함께 하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내가 느끼는 시간의 흐름까지 송두리째 달라졌다. 그리고 그 영향은 나 하나에만 미치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의 삶에도 변화가 있었다.
둘째 아이는 나의 퇴사일에 맞춰 직장 어린이집에서 나와야 했다. 순조롭게 적응해서 1년 넘게 재원하고 있던 곳이었다. 내가 퇴직 의사를 밝히고 관련 부서에 직장 어린이집 퇴소에 관한 절차를 문의했던 때가 기억이 난다. 돌아온 답이 예상 이상으로 건조한 톤이었다. 조금 놀랐다.
새 회사의 소재지는 역삼동이었지만, 나는 여전히 여의도를 들렀다가 역삼동으로 가야했다. 첫째 아이의 유치원이 여의도에 있기 때문이다. 입학한지 6개월 만에 다시 새 유치원으로 전학해서 적응을 하라는 건 만 5세 아이에겐 조금 가혹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