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생명과학 시리즈 10] 중력변화 대응 연구를 위한 지상모델-2: 매달거나 회전시키기
앞선 시리즈 9에 이어 이번 연재에서도 중력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상 연구모델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장시간/장거리 우주여행에서 우주선 탑승자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생명지원시스템(음식과 공기 공급 등) 기술의 고도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1] 가령 우주 스마트 팜(space smart farming)은 우주식품과 산소 공급을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기술 분야라 하겠습니다. 또다른 중요한 분야는 좁은 선실에서 동승자들과 장기간 생활하는 동안 갈등이나 생존 불안감 등을 해소할 정신의학적 대책도 강구하는 일입니다.[1,2]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할 좋은 수단으로 동면동물의 특성을 활용할 수 있겠는데,[2] 이 주제는 긴 설명이 요구되므로 향후 별도의 기회에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의과학적 연구가 그렇지만, 인체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하는 데는 많은 난관이 겹쳐 있습니다. 원하는 연구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신체 조직들을 충분히 확보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멀쩡한 우주인들의 뇌조직이나 근조직을 지상(대조군)과 우주(실험군)에서 통계분석 가능한 숫자만큼 확보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이런 한계를 비켜갈 수 있는 방법이 동물, 식물, 미생물 또는 세포를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원하는 생체 인자의 활성 변화를 조사한 뒤, 인체에 적용할 생리학적 해석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아래에는 이런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상 모델들을 몇가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1) 하지 현수(hindlimb suspension): 이 모델은 마우스나 rat 수준의 작은 포유동물들에 주로 사용됩니다(그림 1A – 1B).[3] 그림에서 보듯, 동물의 등뼈 축이 지반과 약 30도 경사지게 꼬리를 끌어올려 실험기간 동안 뒷다리를 공중에 뜬 상태(=하지 현수)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실험 상자(cage) 상단에는 좌우로 레일을 따라 도르래가 움직이도록 설치하고, 도르래 아래에는 가는 플라스틱 튜빙을 연결해 360도 회전이 가능하도록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