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키로>에 이지모드를 도입하는 문제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05/13
프롬소프트웨어가 3월, 게임 <세키로>를 출시했다. 프롬이 만드는 게임답게 어려웠고, 어려움 그 자체가 게임의 큰 특징으로 부각됐다. 어떤 이는 너무 어렵다며 이건 플레이하라고 만든 게 아니라는 듯 게임 패키지를 찢었고, 루리웹 등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손이 게임을 따라가지 못해 게 더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게임을 환불하겠다는 불만들이 속출했다.

<세키로>의 난이도는 비단 게이머들의 이슈로 국한되지 않고 개발자 레벨에까지 닿았다. 게임 <셀레스테>를 개발한 맷 톨슨은 “세키로에 셀레스테 스타일의 어시스트 모드가 있다면"이라면서 트윗을 적었다. 전투를 보다 느리게 하고, 부활 횟수를 늘려주고, 앉았을 때는 완전히 투명인 상태로 만들어주고(원래는 앉아도 적들이 발견한다), 치료약을 먹을 때 무적인 상태로 두면 어떻겠냐고 가정한 거다. 그가 이 트윗을 쓰기 전에 전투를 보다 느리게 만들어주는 게임 모드가 유저에 의해 만들어지기는 했다(링크).

 
이에 게임인포머의 기자 다니엘 택은 “프롬소프트웨어 게임과 이지 모드는 섞이지 않는다"는 글을 쓴다. 프롬의 게임은 불가능해보이는 임무를 완수할 때의 성취감과 스토리와 레벨디자인이 긴밀히 연결되어있는데 이지 모드를 도입하면 이 모든 게 어그러진다고 한 거다. 나는 전적으로 이 의견에 동의하는데, 논쟁은 계속되니 일단은 끼어들지 않겠다.

<갓오브워>의 디렉터 코리 발록은 “접근성을 높이는 건 게임의 비전을 손상시키지 않는다"면서 이지 모드를 옹호했고, 플래티넘 게임즈의 프로듀서 JP 켈람스도 “베요네타의 원-버튼 모드(쉬운 조작 모드)가 모든 업적을 달성하는 것을 쉽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원-버튼 모드는 게이머의 경험을 망치지 않는다"면서 코리 발록의 의견에 동조했다. 원-버튼 모드를 통해 게임을 보다 쉽게 플레이할 수는 있게 도와주지만, 이것만으로는 게임을 마스터할 수는 없다고 한 것이다. 블리자드의 게임 개발 철학이 연상된다. “게임은 심오하게 만들되, 배우고 익숙해지기는 쉽지만 실력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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