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40] 맹순씨와 버드홀릭

조은미
조은미 인증된 계정 · 읽고 쓰는 사람. 한강조합 공동대표
2023/12/22
(지난 16일 중랑천 탐조의 날에 참여한 어린이들 모습이 진지합니다. c.이영원)

오늘은 동지입니다. 
절기답게 영하의 맹추위가 위세를 부리고 있네요. 

이 편지를 쓰는 지금 체감온도는 영하 21도라고 합니다. 이런 날은 엄마가 해주시던 뜨끈한 팥죽 한 그릇 간절해집니다. 제주도에서는 팥죽을 쑬 때 밥알을 그대로 살려 만들어서 무뚝뚝한 우리 엄마 같은 맛이었습니다. 그래도 농사지어 수확한 팥을 씻고 불려서 죽을 끓였던 엄마의 손길을 생각하면, 고단하던 시절 자식들 키우느라 애쓰던 엄마에게 고마운 마음 가득합니다. 

“맹순 씨는 참새가 가장 좋다고 했어요. 어미 참새가 자기 덩치만한 새끼 참새에게 들깨를 까서 먹여주는 모습이 사랑스럽다고 하셨어요.

맹순씨를 보며 엄마 생각이 많이 났어요. 저희 엄마도 다 큰 저를 돌보기 위해 매번 반찬을 만들어 주십니다. 부모는 다 그런 존재 같아요. 새들도 사람도… 엄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습나다. 자주 찾아뵈어야겠어요.” (여의샛강생태공원 김선영 운영팀장님)
(지난 12월 9일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 있었던 맹순 씨 북 토크에서 맹순 씨와 임자 씨 c.김선영)
지난 12월 9일 여의샛강생태공원에서는 맹순 씨와 함께하는 날이었습니다. 맹순 씨는 팔순이 넘어 새를 관찰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시는 할머니입니다. 그녀는 2018년에 생사를 넘나드는 큰 수술을 하게 됩니다. 이후 집에서 회복하며 지내는 동안 어디 나가기도 어려워서 아파트 베란다에서 딸과 함께 새를 관찰하게 됩니다.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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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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