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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SO] 글 쓰는 경찰관 원도입니다

원도
원도 인증된 계정 · 경찰관, 작가
2023/11/15
alookso 유두호



경찰관의 일상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저는 직장인 자아가 큰 사람인데요. 경찰관의 하루도 여타 직장인과 다르지 않습니다. 매일 출근하고 일하고 무사히 퇴근하는 순간을 기다리죠. 다만 제가 있는 부서는 24시간 당직 근무를 한다는 게 특이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다음 날까지 회사에 있어야 한다는 것. 3일 주기로 당직이 돌아오는데, 3일에 한 번은 무조건 밖에서, 그것도 회사에서 보내야 합니다. 24시간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더라고요. 시간에 상관 없이 접수되는 신고 때문에 24시간을 꼬박 깨어있는 날도 꽤 많은데 그럴 때면 1분 1초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온 세포가 느낄 정도입니다. 
 
경찰관이 된 이후 지금까지, 어느 부서에 있든 '세상에 이상한 사람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직접 목도하는 순간의 연속입니다. 과학수사의 현장감식 업무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다만 부서 특성상 변사자 업무를 많이 다루다보니 '세상에 이런 사람이'에서 '세상에 어떻게 이런 죽음이'에 대한 놀라움으로 바뀌었달까요. 사실 변사자를 보는 건, 크게 힘들지 않습니다. 이미 돌아가신 분이고 죽음으로써 생전의 고통이 끝났으니까요. 힘든 건 그 분이 죽음으로 향했던 과정을 직접 조사하고 보고서로 정리하는 일, 그리고 남은 유족들의 표정을 마주하는 일이었어요. 
 
저는 경찰관을 설명할 때 다른 수식어를 활용하는 대신 '직장인'이라고 표현합니다. 그저 경찰관이라는 이름으로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이거든요. 미디어에서 다루는 경찰관의 모습은 다소 극단적인 것 같아요. 잘난 젊은이는 대부분 경찰대 출신이라는 설정이나, 영화 <범죄도시>의 마석도처럼 불법 폭력행위를 숱하게 자행해도 괜찮다거나 하는 거요. 소수 인원인 경찰대생과 실제 업무 현장에서 만날 일이 많지는 않거든요. 현실은 악성 민원인의 수백 통이 넘는 전화에 시달리거나 불법 폭력행위는커녕 정당한 공무집행도 독직폭행이라며 고소를 당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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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속으로>, <아무튼, 언니>, <농협 본점 앞에서 만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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