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즈존 이후 10년, 그리고.

박하
박하 인증된 계정 · 배낭여행자
2023/04/13

때는 2014년, ‘노키즈존’이라 명명된 구획화가 처음 세상에 등장했다. 4세부터 13세 미만 영유아 및 아동의 출입을 금하는 업소가 생겨나며 이름을 떨쳤다. 찬성과 반대로 첨예하게 갈린 새로운 혐오 사태의 등장. 어쩔 줄 모르던 사람들이 노키즈존을 대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이해한다는 입장과 너무하다는 입장의 대립은 지금도 양립하여 지역감정과 다를 바 없이 자리 잡았다.

자그마치 10년이 지났다. 노키즈존 업체의 목록을 만들어 강경하게 불매를 종용하는 건 부모된 입장인 자들이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죄라면, 입지 않은 피해를 ‘일어날 피해’라 단정짓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다. 아이가 없는 사람들은 말했다. ‘미성숙한 아이는 결국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다, 성숙한 아이는 없다.’ 양측의 의견만으로 답을 결정하는 건 잘못된 처사다. 노키즈존의 효용을 따지기 전에 아이의 입장은 터부시되는 면에서 더더욱.

노키즈존 설문조사, 중앙일보

아이 교육 or 부모 교육
이 땅에서 아이를 기르는 것이 힘들다는 정서가 만연하다. 한국에서 아이를 기르는데 필요한 노력을 수치로 환산하는 금액이 쉽게 떠다닐 정도다. 가뜩이나 돈벌이가 어려워진 요즘, 아이를 낳으면 얼마만큼의 빚을 져야하는지 천문학적인 액수를 들어 출산을 훼방한다. 단순히 떨어진 출산율의 위급함을 이야기할 게 아니라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불편을 봐 주지 않겠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리고 사교육비는 연일 최고조를 갱신하고 있다. 아이 교육에 대해 진심인 부모들이 이렇게 많은데 아이를 혐오하는 사람은 어째서 이렇게 많이 생겨난걸까.

아이를 비용으로 착각하게 되는 탓이 주원인은 아닐까 짐작된다. 옛 말에는 동네 전체가 아이를 키운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건 이웃 모두가 물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아이를 보호하고 예쁘게 받아들인다는 정서를 기본으로 한다는 의미다. 돈을 지불하여 아이를 교육하는 것을 부모가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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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저 곳을 떠돌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 어느 곳에도 주소지가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으려는 마음>, <워크 앤 프리>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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