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주연상, 꼭 남녀가 하나씩 나눠 받아야 할까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 인증된 계정 · 독보적인 저널리즘
2023/03/16
By 아이작 버틀러(Isaac Butler)
일러스트: 잭 스미스, 사진: 헐튼 아카이브, 베트만 / 게티이미지
지난 12일 밤(현지시간), 수상자들에게 상을 수여하면서 멋진 사람들이 금빛 트로피를 주고 받는 것을 지켜보았다. 늘 그래왔듯이, 아카데미상(오스카상) 시상부문 중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의 네 부문은 성별로 상이 분류되어 있다. 다른 부문은 그렇지 않다. 여성음향상이라던가, 남성각본상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연기 부문만 이렇게 구분되어 있는가?

1929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처음 시작된 이래 줄곧 지켜져 온 이런 시상 부문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달, 브로드웨이 뮤지컬 “앤줄리엣(&Juliet)”에 출연한 배우 저스틴 데이비드 설리번은 토니상 후보 지명을 받지 않겠다며 불참을 선언해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자신은 트랜스 ‘논바이너리(nonbinary, 남녀의 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정체성을 가진 사람)’ 배우로서, 성별로 구분된 상에 지명되는 게 거북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지난 몇 년 간, 엠마 코린과 벨라 램지, 엠마 다아시와 아이리스 메나스 같은 논바이너리 배우들이 모두 상을 수상할 만한 수준의 연기를 펼쳤다. 따라서, 에미상과 골든글러브, 오스카상은 연기상 시상 부문을 어떻게 분류하는지에 대한 재고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렬한 연기의 기준이 젠더별로 나뉘어 있는 이 곳에서, 과연 가능한 일인가?

바로잡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음악계에서는, 얼마전 브릿 어워드가 올해의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방식을 젠더 중립적인 형식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후보 명단에는 남성으로만 채워졌다. (해리 스타일스가 수상했고, 그는 여성 뮤지션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렸다.)

“우리 중 누구도 연기 부문 전체가 결국 남성 후보자로만 채워지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오스카 수상 작가이자 감독인 사라 폴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올해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안젤라 바셋은 직설적으로 “나는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한글로 읽는 뉴욕타임스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매주 5회, 뉴욕타임스의 보도 기사와 칼럼을 번역해 소개합니다. * 이 계정은 alookso에서 운영합니다.
599
팔로워 2.2K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