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 프로젝트] #2. 상담 대신 셀프치료 글쓰기

조율
조율 · 도서관 덕후. 배우고 가르치는 사람.
2023/10/01
글을 써야 끝나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말을 듣고 말을 하며 내가 직면해야 할 고통을 희석하고 있었다. 비겁한 일인 줄 알면서도, 이것이 지름길이 아니라 둘러가는 길임을 알면서도 생살을 뜯어내고 소금을 치는 듯한 예전의 그 고통을 피하고 싶어서 책으로 강의로 상담으로 온갖 말을 내 속에 쏟아붓고 새어나오는 감정은 적절한 말로, 내가 통용할 수 있는 언어로 발화하며 일시적으로 희미해진 고통을, 이제 치유되었다고 믿으며 살아왔다.
   
비겁하게 나를 속이는 삶은 더이상 못해 먹겠다. 이런저런 지식을 그러모아 나를 그럴 듯하게 설명하는 세련된 용어를 찾는 대신, 벌거벗은 채로 그대로 서서 마흔 셋, 나라는 인간과 직면하려고 한다.

일시적으로 내려앉은 딱지는 매순간 들춰지고 또 진물이 나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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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글의 힘을 믿습니다. 교육으로 더 나은 세상을 꿈꿉니다. 앎과 삶이 일치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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