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꽃 감상 커리큘럼
2024/04/02
"꽃송이째 떨어지는 벚꽃은 새들이 꿀을 빨아 먹고 떨어뜨리는 거야."
누군가에게 이 이야기를 들은 뒤 길을 걷다가 눈 앞에 벚꽃 꽃송이가 부자연스럽게 툭툭 떨어지는 걸 봤다.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가린 키 큰 벚꽃나무를 올려다 보았고, 참새가 부지런히 꽃을 따고 있는 걸 목격했다. 꿀이나 뭔가를 먹고 있는 게 맞을까? 싶을 만큼 꽃 떨어지는 간격이 빨랐다. 먹을 게 귀한 겨울에 오들오들 버티던 참새가 봄을 맞아 한 마리당 1년은 먹어도 될 만한 풍성한 식량을 만났으니, 반 정도는 즐겁게 탕진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상상을 했다. 돌아오는 연어 떼를 만나 횡재한 곰이 맛이 좋은 눈알이나 좋아하는 부위만 먹는 것 처럼.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