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길 원한다면 아이들을 숨쉬게 하자
2023/07/05
“애가 고3인데, 학교랑 학원에서 에어컨을 트니까 비염이 심해졌어요. 집중도 잘 안된다고 하고, 병원약은 또 그때뿐이고,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
종종 소화가 안 돼서 치료를 받던 아이가, 고3수험생이란 무거운 배낭을 메고 엄마와 함께 찾아왔다. 몸 상태를 살피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3이의 무게를 실감한다. 지금 애들에 비하면 나는 참 태평하게 그 시절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 아이는 그래도 자신이 앞으로 하고 싶은 꿈이 있고, 그것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 다행이다. 나침반도 없이 시험이란 망망대해에 떠 있는 아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고3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취준생까지. 학업에 지쳐 생긴 문제로 내원하는 경우가 꽤 많다. 처음에는 소화가 안되거나 조금 피곤한 정도지만, 나중에는 잠도 잘 못자고, 피로는 만성화되고 공부할 때 집중력도 떨어진다. 앞선 학생의 비염처럼 특정한 증상이 잘 낫지 않거나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기도 한다. 인간은 하루의 절반 이상을 가만 앉아서 공부를 하도록 진화한 동물이 아니라고 하면서, 잠시라도 효율적으로 몸을 고루 움직이길 적극권한다. 하지만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하루 10분 20분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알면서도 못할정도로 심리적 압박이 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