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민
김환민 인증된 계정 · 사회운동가
2024/04/19
정치권에서도 연동형 비례제의 문제에 대해 알고는 있지만, 발전안은 부실하다.

  계속 알아보았듯, 연동비례제는 산식이 허술하여 문제가 많습니다. 이는 '계산법이 복잡하다'는 일반의 평가와는 달리, 계산 과정이 좀 길 뿐 그 설계는 매우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비례위성정당이 나오지 않고 연동비례제가 제기능을 하는 방법으로 보통 '캡'이라는 시스템이 논의되곤 합니다. 그렇다면 이 캡은 무엇일까요? 답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보여준 방식인 병립형 + 연동형 믹스 시스템입니다.
21대 총선 결과를 총 46석의 비례의석을 반영해 재계산한 결과
  21대 총선에서 총 비례 의석 수는 47석으로, 이 중 17석이 병립형이고 30석이 연동형이었습니다. 즉, 21대 총선은 47석 중 연동형 비례의석 30석이라는 '캡'을 씌운 것입니다. 하지만 1장에서 살펴본 결과처럼, 연동형 의석 수를 병립형의 두 배 가까이 배정한 정도로는 위성정당을 만들 유인이 제대로 견제되지 못했습니다. '지역구 의석 수'가 얼마나 나올지 알 수가 없는 상황에서 위성정당 없이 부모 정당이 비례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리스크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완전 병립형으로 의석수를 할당했을 경우, 의석 수에서 가장 큰 손해를 보는 것은 민주당입니다. 병립형일 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동일하게 17석의 비례의석을 획득하는데,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선거에서 참패를 했기 때문에 연동배분 계산으로 인한 의석 손실을 최소화(미래통합당 -3석, 더불어민주당 -11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판단은 결국 '지역구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다'라는 사전 예측 없이는 걸 수 없는 도박이며, '의석 수 손실을 감수해서라도 원칙을 지키겠다'는 선거전략은 한국 보수진영의 특성 상 미래통합당이 꺼낼 수 없는 선택지였습니다.
  석패율제가 거론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이름값 높은 중진 의원이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보험'으로 비례 의석을 차지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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