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게 바라는 것은 솔직함이 아니라 책임감이다

공익허브
공익허브 인증된 계정 · 기본권 침해를 막아라
2022/04/22
※영화 <정직한 후보>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나가듯 들은 말이 인생에 진리로 남게 되는 경우가 있다. 
어릴 때 영화 잡지에서 다니엘 래드클리프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오랜 시간 해리로서 살아온 그가 죽음의 성물을 마지막으로 해리를 보내게 될 때의 심경을 담은 인터뷰였다. 
그런데 그곳에 서론으로 쓰인 문장 하나가 내 안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아 버렸다.

“누가 진짜 친구인지 알고 싶다면 가장 바닥인 상태일 때 주위를 둘러보면 되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가장 높은 자리에 있을 때의 모습을 살펴보면 된다.”

이 문장 하나에 매료되어 버리는 바람에 정작 해리가 그 인터뷰에서 어떤 말을 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대충 ‘떴는데도 여전히 연기에 대한 열정과 배역을 가리지 않는 도전정신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내용이었던 거 같다.

어찌 됐든 이후 내 삶의 지표가 되어준 저 문장 하나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저 인터뷰는 내게 큰 의미가 있었다. 

덕분에 성공한 후에 태도가 변한 사람들을 보며 실망할 일도 적어졌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리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게 만든다고 생각하게 됐으니까. 잘 나가서 사람이 달라진 게 아니라, 그동안 잘 숨겨왔던 거다.

영화 <정직한 후보>의 주인공 ‘정치인 주상숙’은 악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악인의 캐릭터다. 드라마를 통해서도 익숙하지만, 정치 뉴스를 통해서도 익숙하다. 기업에게 청탁을 받고 사업을 밀어주고, 서민인 척 하지만 사실은 서민의 삶이 어떤지 모르며, 아들의 군면제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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