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레터

취업 준비를 하기 전까지는 동네 도서관에 무슨 책이 있는지 모르고 살았습니다. 주변에 항상 책이 있었으니까요. 중고등학생 때는 반에서부터 도서관까지 뛰어서 1~2분 거리였고, 대학 도서관의 장서는 백만 권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학생 신분을 나오자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필요한 참고자료를 찾을 수 없을 때마다 어느 동(洞)에 필요로 하는 책이 있는지 기억해야 하니까요. 운좋게 정규교육과 고등교육을 받았기에, 지역이 최소한의 안전망이 될 수 있음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염태영 전 수원시장의 인터뷰를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는 시민들이 하루라도 빨리 지방자치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하고 조급해합니다. 일찍이 지역에서 제공하는 공공공간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고, 일월도서관을 공원과 연결해 개방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무산되고 맙니다. 일월도서관 입찰은 지금까지는 전혀 해보지 않았던 방식이었으므로 법을 조금씩 고쳐야 하지만, 정치권은 규제 완화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에게 지방자치란 몰라도 되는 것입니다. 광역시장이나 도지사는 중앙정치로 가는 길에 불과한데, 규제를 어겨가면서까지 애쓰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거죠.

오세훈과 송영길, 이재명과 안철수… 그들 중 누가 당선되느냐는 질문은 지면에 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마치 이걸 꼭 알아야 한다고, 모르면 큰일난다고 정해주는 듯합니다. 선거의 결과가 정치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 같이 여겨지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로 그럴까요? 저는 지금의 소란이 지나간 후에도 변하지 않을 일들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저는 정계 거물들이 출마한 지역에 살지 않으니 제가 사는 지역의 문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은 없겠죠. 지방선거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