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하에서의 삶

오로지
오로지 · 오직 한 곬으로.
2022/03/01

6살.
쪽방에서 벗어나 처음 마주한 반지하의 그 집은 과분하게 큰 집이었다. 동생들과 내가 성장하기 전까지는.
집은 점점 낡아져 가는데, 우리는 무럭무럭 자라났다. 더불어 짐도 늘었다. 
20년간 이 많은 것들을 품어내느라 그 작고 오래된 집은 얼마나 고생이었을까.

한겨울이면
세면대도 없던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 따뜻한 물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결국 나오지 않을 따스한 물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어쩌다 운수 좋은날 가끔 만나는 그 따스함을 기다렸다.

빨래를 하기 위해선 현관문 안에있는 통돌이세탁기를  밖에있는 보일러에 호수를 연결하여야 했다.
다섯식구의 빨래는 쉬이 끝나지 않는다. 그렇게 현관문을 열어두면 베일 것 같은 찬바람이 집안을 가득메웠다. 세탁이 끝나면 차디찬 빨래가 얼어서 주름지기 전에 널어야 한다.

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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