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23
어두운 면을 드러내고 문제를 제기하는 건 분명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직업계고등학교를 다루는 기사들을 읽어보면 대개 '실패한 학교'로 몰아가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네. 저는 어느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일하는 교사입니다.
하지만 저희 학교는 기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이들을 열악한 일터로 내몰지 않습니다. 최소한 4대 보험이 적용되고 '기간을 정하지 않는 근로', 즉 정규직으로만 취업을 시켜왔습니다. 일하는 곳에 안전 문제는 없는지, 비인격적 대우나 차별, 폭력은 없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합니다. 저희 학교가 특별히 부지런해서라기 보다는 제도가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있습니다.
직업계고등학교는 마이스터고-특성화고-종합고등학교-일반계고의 직업반 등으로 구별되듯 층위가 무척 다양합니다. 또한 취업을 내보내는 행...
하지만 직업계고등학교를 다루는 기사들을 읽어보면 대개 '실패한 학교'로 몰아가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네. 저는 어느 특성화고등학교에서 일하는 교사입니다.
하지만 저희 학교는 기사에서 말하는 것처럼 아이들을 열악한 일터로 내몰지 않습니다. 최소한 4대 보험이 적용되고 '기간을 정하지 않는 근로', 즉 정규직으로만 취업을 시켜왔습니다. 일하는 곳에 안전 문제는 없는지, 비인격적 대우나 차별, 폭력은 없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합니다. 저희 학교가 특별히 부지런해서라기 보다는 제도가 그렇게 하도록 만들어있습니다.
직업계고등학교는 마이스터고-특성화고-종합고등학교-일반계고의 직업반 등으로 구별되듯 층위가 무척 다양합니다. 또한 취업을 내보내는 행...
@허태준
댓글에서도 작가님의 내공과 깊이가 느껴집니다. 자칫 공격적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를 저의 글에 정성스럽게 피드백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특성화고 교사를 하면서 꽤 많은 아이들을 졸업시켰습니다. 잘 사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면서도 자리 잡지 못하고 헤매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어쩌면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약점은 아직 스스로 설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을 수도 있는 아이들을 더이상 바람막이가 없는 거친 벌판으로 내보내고 있다는 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의 글을 처음 보고 사실은 너무 반가웠습니다. 읽으면 제 제자들이 자꾸 떠오르네요. 앞으로도 작가님의 시선과 작업을 응원하겠습니다.
'자극적 소재 대신 다양한 층위의 삶을 드러내고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마이스터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제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기에 그 삶의 다양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라도 세부적이고 명확한 호명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업계고등학교'라는 표현도 사실 '일반계 고등학교' 밖 다양성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 다소 구체성이 지워진 표현이라 느낍니다. 지역, 직군, 학교의 사정에 따라 더 다양한 논의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겠죠. 그런 방안에 대한 글도 차차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이 담긴 멋진 글 감사드립니다 :) !!
@허태준
댓글에서도 작가님의 내공과 깊이가 느껴집니다. 자칫 공격적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를 저의 글에 정성스럽게 피드백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특성화고 교사를 하면서 꽤 많은 아이들을 졸업시켰습니다. 잘 사는 아이들을 보면 뿌듯하면서도 자리 잡지 못하고 헤매는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어쩌면 이 시스템의 가장 큰 약점은 아직 스스로 설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안 되었을 수도 있는 아이들을 더이상 바람막이가 없는 거친 벌판으로 내보내고 있다는 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의 글을 처음 보고 사실은 너무 반가웠습니다. 읽으면 제 제자들이 자꾸 떠오르네요. 앞으로도 작가님의 시선과 작업을 응원하겠습니다.
'자극적 소재 대신 다양한 층위의 삶을 드러내고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마이스터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제 주변 친구들도 마찬가지기에 그 삶의 다양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라도 세부적이고 명확한 호명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직업계고등학교'라는 표현도 사실 '일반계 고등학교' 밖 다양성을 상상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 다소 구체성이 지워진 표현이라 느낍니다. 지역, 직군, 학교의 사정에 따라 더 다양한 논의와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겠죠. 그런 방안에 대한 글도 차차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진심이 담긴 멋진 글 감사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