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끊은 중2 아들, 한 달 뒤 벌어진 일

실배
실배 · 매일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2/09/27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니 아들이 방문을 열고 나왔다. 머리엔 까치집을 이고, 눈이 풀려 발갛게 충혈되었다. 평소 같으면 인사만 하고 방으로 사라졌을 텐데 웬일이지 내 옆에 콕 붙어 조잘대기 시작했다.

"아빠. 어제 김민재 경기 보았는데, 엄청 났었어."
"야. 그거 새벽에 한 경기잖아. 보았어?"
"응. 당연하지!"


나는 씻지도 못한 채 아들에게 붙잡혀 오래도록 축구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간신히 탈출하고 샤워를 하면서 몸은 피곤했지만, 입가에 띤 미소는 가시질 않았다.

아들이 변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변하는 중이다. 늘 잔뜩 흐린 얼굴로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부리더니 요즘은 이상하리만큼 실실 웃고 다닌다. 물론 변덕이 죽을 끓기에 긴장을 놓쳐서는 안 되지만 말이다.

모든 원인에는 이유가 있다. 영화나 드라마 속 악인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사기를 당해 재산을 탕진하거나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경우 등 중요한 전환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아들에게는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

아들이 변했습니다

합리적인 의심이 들 만한 사건이 있었다. 바로 학원이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중엔 거의 밤 10시가 다 되어 끝났고, 주말에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정이 꽉 차 있었다.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것은 진즉 알고 있었지만, 그놈의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말로는 아이가 힘드니깐 쉬게 하면 좋겠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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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년째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제 삶에는 큰변화가 생겼네요 그저 평범했던 하루가 글을 통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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