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우월함을 못 견디는 남성에 대하여, 페어플레이

백승권
백승권 인증된 계정 · Writer & Copywriter
2023/10/11
Fair play


어떤 남성은 이성에 대한 사랑을 정복과 통제의 동의어로 착각한다. 이런 착각은 무의식으로라도 서열을 정한다. 남성인 자신은 위, 상대인 여성은 아래. 처음에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 정확한 기원을 더듬을 수 없지만 비밀 연애에서 결혼까지 가는 동안 관계의 기울기는 쉼 없이 뒤바뀌고 그러면서 점점 자기 자신과 서로가 어떤 포지션인지 궁극적으로 상대에게 어떤 지위를 원하는지 확신하게 된다. 위급한 순간을 지날 때마다 일정하고도 납득하기 힘든 태도가 반복되어 노출되면 의심은 근심이 되고 단호한 결정으로 이어지게 된다. (흔히 결혼 같은) 되돌리기 힘든 단계를 넘기 전에 그동안의 모든 경험과 감정의 폐기를 감수하고 되돌리게 된다. 이건 상대는 물론 결정 당사자인 자신에게도 무척 힘든 일이다. 영화 페어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업무 경쟁력을 지닌 남성이 직장 동료이자 연인인 여성에게 얼마나 치졸하게 구는지 보여준다.  

비브라늄이라도 녹일듯한 격정적인 고온 속에서 비밀 사내 연애 중이던 에밀리(피비 디네버)와 루크(올든 에런라이크)의 관계는 에밀리의 승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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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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