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를 쓴 이유는 짜증 때문이다

김재연
김재연 인증된 계정 · 사회과학자, 데이터 과학자
2023/10/10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를 쓴 이유는 짜증 때문이다. 2014년 이후 쭉 미국에 살았다. 2022년에 한국에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일했다. 거의 8년만에 한국에 돌아와 1년 가까이 지내는 동안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 2022년 새해 첫날 세운 계획이 이 책의 원고 작성이었다. 2023년, 미국의 대표적 시빅 테크 단체인 코드 포 아메리카(Code for America)로 직장을 옮겼다. 근무 외 시간(저녘, 주말, 휴가 기간)에 원고를 계속 다듬었다. 결과적으로, 총608일이 걸려서 원고를 탈고했다. 책을 쓰기 시작한 곳은 한국이지만 책을 마무리한 곳은 미국이다. 

이 책을 쓴 이유는 돈 때문도 아니고, 유명해지기 위해서도 아니다. 사회과학자로서, 그리고 데이터 과학자로서 한국에 살면서 느꼈던 짜증과 불만을 생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다. 가끔 속에 쌓인 얘기들을 지인들에게 하긴 했다. 그러나 이 안에 타오르는 감정을 제대로 표출하기 위해서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다 마치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풀기 위해서는, 내 머릿속의 생각을 제대로 정리해야 할 것 같았다. 안타깝게도 나는 쓰지 않으면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책을 썼다. 

내 불만의 근원은 한국 사회의 모순이다. 이 사회에는 문제 정의가 제대로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거창한 정책 제안만 난무하다. 엄밀한 정책 평가가 드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은 데이터의 영역도 마찬가지다.

아래에서는 책에서 다루지 않았으나 이런 문제 상황을 잘 보여주는 최근 정책 사례를 살펴본다. (내가 쓴 주간경향의 칼럼에서도 이 내용을 일부 다뤘다.)

한국에는 보건복지부가 만든 복지로라는 사이트가 있다. 이 사이트는 일종의 복지 서비스 포탈 같은 곳인데, 4,900개가 넘는 복지 서비스를 이곳에서 한꺼번에 신청할 수 있다. 복지로 웹사이트도 있고, 스마트폰을 위한 모바일 앱도 있다. 

수 천 개의 복지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사이트는 미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2023년 코드 포 아메리카는 빌 앤 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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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스홉킨스 SNF 아고라 연구소 연구과학자. 미국의 대표적 시빅 테크 단체인 코드 포 아메리카(Code for America)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일했다. <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 (세종서적 2023)>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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