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6월말에서 7월초는 장마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비가 매일같이 쏟아진다. 억수같이 오다가 가랑비 처럼 오다가를 반복하기도 한다. 비가 와서 밖에서 나가 놀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이 기간이 되면 집에서 엄마가 해주시는 전을 먹거나 방에 앉아 뒷마당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물끄러미 비가 오는 것을 바라보면 차분해지기도 하고 그 소리가 음악처럼 들리기도 한다. 뒷마당에 핀 맨드라미 꽃 주위로 물길이 만들어져 흐르는 것도 신기하다.
아이들은 비가 더 많이 세차게 오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비가 많이 와서 다리가 넘을려고 하면 학교에서 집에 빨리 보내 주기 때문에---
맑고 얕고 졸졸졸 흐르던 냇물이 며칠 동안 퍼부은 비로 인해 물은 사나운 야수처럼 변해 물살은 순식간에 뭐라도 삼킬듯 쏜살같이 흐른다. 급기야는 학교와 마을을 잇는 다리턱 밑을 위협하며 진한 흙탕물로 바뀌어 주변을 휩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