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 42] 버려진 중랑이를 만나다

조은미
조은미 인증된 계정 · 읽고 쓰는 사람. 한강조합 공동대표
2024/01/11
갑진년 푸른 용의 해 잘 시작하셨는지요?
미르숲 황조롱이가 가슴을 부풀린 채 앉아 있다. C.이효미)
새해가 시작되면 이런저런 기대에 차서 새로운 계획들을 세우게 됩니다. 올해 어떤 계획을 세우셨는지요? 새해를 시작하며 기대감에 설레기도 하셨는지요?

어제는 미르숲과 미호강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이효미 활동가가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가슴털을 부풀리고 앉아 있는 황조롱이 사진이었는데 그 모습이 귀엽다면서 보내줬습니다. 눈 내린 강숲에서 추위를 견디느라 가슴을 부풀리고 앉아 있는 새를 보노라니, ‘부푼 가슴을 안고’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들은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부푼 꿈을 꾸기도 합니다. 

새들은 혹독한 겨울을 잘 견디기 위하여 가슴을 부풀립니다. 에너지를 비축하고 아끼죠. 그래야 먹이가 부족한 겨울을 잘 날 수 있습니다.
(눈 덮인 미호강과 미르숲 전경. 새들은 이 겨울을 어떻게 날까? C.이효미)
#생명을 돌보는 일
12월 성탄절 즈음부터 한강 사람들은 중랑천 철새 먹이주기를 시작했습니다. 중랑천에서 활동하면서 생태 모니터링을 한 결과, 천연기념물 원앙들이 살아가는 환경이 매우 열악해졌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평생 시화호 지킴이로 봉사하셔던 최종인 선생님이 중랑천 철새 돌보미 대장을 맡았습니다. 그렇게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자원봉사자들이 결합하여 하천 쓰레기를 치우고, 새들이 쉬거나 은신할 수 있는 안전한 서식처를 만들어 주며, 볍씨를 뿌려줍니다. 인근에 원앙들이 잘 안 보이던 것이 몇 차례 활동을 이어가자, 어제(1.10)에는 한 장소에서 150마리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새들 사이에 맛집이라고 소문이라도 난 걸까요?
(12월 말경부터 중랑천 철새들을 위한 먹이주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C.염형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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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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