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합법화를 반대하는 이유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03/25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나는 포르노 제작-유통을 합법화해야한다는 쪽이었다(현행법상 포르노를 시청하는 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 이유는 하나였다. 표현의 자유. 누구나 무엇이든 만들 수 있고, 무엇이든 볼 수 있어야한다는 표현과 사상의 자유의 권리를 이유로 나는 포르노 합법화를 주장했었다. “성인이 성인물을 보지 못하는 게 말이나 되냐!”는 말도 서슴없이 뱉었었다. 지금도 포르노를 완전히 금지해야한다는 쪽은 아니지만, 굳이 포르노를 합법화해야한다고 소리 높여 주장하지는 않는다. 포르노 제작-유통을 합법화했을 때의 사회적 이익은 딱히 뚜렷하지 않은데, 그것을 합법화했을 때의 사회적 부작용은 다소 명백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성인물, 포르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준 계기는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의 ‘284a-강자를 위해 합법화된 기묘한 시장’ 에피소드가 제공했다. 일본 여성들은 ‘연예인이나 모델을 하지 않겠냐'며 명함을 받고 계약까지 한다. 그런데 막상 현장을 가보면 모든 옷을 벗고 포르노(AV)를 찍으라는 요구를 받는다. 알고보면 애초부터 그런 것들이 계약서에 적혀있었는데 계약에 익숙치 않은 여성들은 계약서를 꼼꼼히 읽지 않는다.

현장을 가서 뒤늦게 상황을 파악해도 촬영을 거부하는 건 쉽지 않다. 사회 경험이 부족하기 떄문에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기도 하고, 계약을 파기할 때 발생하는 위약금은 어린 여성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포르노 촬영을 감행한다. 

일본 업계의 몇몇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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