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의장님이 우리를 지켜라?
2024/02/29
이제는 의장님이 우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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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글 하나가 도는 것 같다. “나와 같은 많은 운동권 학생들의 첫번째 임무는 무엇보다 의장님을 보호하는 것”이었으며, “그것이 전대협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는 일이라 굳게 믿었던” 왕년의 ‘운동권 학생’의 토로다. 이 역전의 용사가 활약하던 ‘시대’를 그는 이렇게 토로한다. “그런 시대였다. 그런 학생들이었다. 나는 다치고 잡히더라도 우리들의 의장님만은 절대 다치거나 잡히면 안되는 그런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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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글의 주제는 아련한 추억의 노스탤지어의 손수건과는 거리가 멀다. 그 ‘의장님’의 ‘배신’을 매섭게 꾸짖으며 그에 대한 배신감을 절절하게 토로한다. “자기를 지키기 위해 온몸을 던졌던 수많은 그 학생들은 다치고, 빵에 가고, 제적을 당해 그 의장님처럼 국회의원도 못 되고, 취업도 못 해서 비록 어려운 서민으로 살아가지만 그래도 그 시절 가졌던 의로운 뜻을 버리지 못 해 아직도 그 시절 그 뜨거운 열정을 숨기지 못 해 돌멩이 대신, 화염병 대신 당에 가입을 하고 투표를 하고, 주위 사람을 설득하고, 때론 술먹다가 다투기도 하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있는데 (이하 중간생략) 왜, 왜 우리의 그 의장님은 국회의원도 두번이나 하시고,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하셨으면서도 뭐가 아쉬워서, 뭐가 그렇게 욕심이 나서 안 그래도 힘든 우리들까지 쪽팔리게 하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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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장님이 글쓴이를 ‘쪽팔리게’ 만든 건 “'내 지역구'를 돌려달라며 생떼를 부리다가 결국 공천에 탈락해서 지금 대책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게 못마땅해서, 그 공천에 불복하여 ‘생떼’를 쓰는 것이 왕년의 ‘의장님’답지 않고 그 ‘보위’를 위해 몸을 던졌던 수많은 학생들을 욕보인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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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때는 그랬다. 서울대 총 문광명, 서강대 전문환, 그리고 전대협 의장 임종석 이 셋의 현상수배 포스터는 막대한 현상금과 함께 사방에 나붙어 있었거니와, 이...
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
세상에나
임종석 지지합니다
진정 지켜야 할 사람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일겁니다.
아니, 아마도 반성은 폭망 시대로 연결되기에 지킬 수 없었기 때문일거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