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의원의 ‘진심’

박효영
박효영 인증된 계정 · 언론인이자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3/04/20
사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조금박해'처럼 소신파로 분류되는 정치인의 길을 걷지 않았다. 민주당 주류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열심히 국민의힘에 맞서 디펜스를 하는 편에 가깝다. 그래야만 재선이 될 수 있고 공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국회 출입기자로 일하고 있던 2019년 4월말 당시, 김 의원은 선거법 전문가로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 정국에서 민주당 협상 대표자로 내적 갈등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때는 자유한국당 빼고, 민주당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함께 4당 공조를 형성하고 있었고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180일 이후 무조건 본회의 표결)에 태우기 위해서 각 당의 선거법 모델을 제시해야 했던 타이밍이었다. 4당이 패스트트랙에 태울 단일안을 만들어야 했다.
그 즈음 김종민 의원은 국회 본청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기자들과 자주 마주하며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내가 그 시절 직접 찍은 사진이다.
과연 김 의원은 사표를 없애고 비례성을 높이는 원형에 가까운 연동형 비례대표제 모델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거대 정당 민주당의 이익을 위해 승자독식 모델에 기운 모델을 설계해서 이해찬 지도부의 요구에 부응할 것인가? 그런 고민이 깊었을 것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 선거법 모델로서, 의석수를 300석으로 유지하되 현행 ‘지역구 253석 대 비례대표 47석’을 ‘지역구 200석 대 비례대표 100석’으로 조정하고 100%가 아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해보자고 직접 발표까지 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정국 내내 자신들이 제시했던 모델마저 걷어차버리고 지역구 253석 1석도 축소 불가, 준연동형으로 배분할 비례대표 의석은 47석 중 30석으로 제한하는 ‘캡’비례대표제 주장 등 일관되게 후퇴하기만 했다. 나아가 패스트트랙 지정 자체를 물건너가게 할 수도 있었던 검경수사권조정법(형사소송법+검찰청법)과 공수처법을 무리하게 끼워넣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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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06년 고등학교 1학년 때 입시위주교육에 문제의식을 갖게 되면서 언론인의 꿈을 키웠고 2017년부터 고향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가 직업 기자로 4년간 활동했습니다. 주로 국회를 출입하는 정치부 기자로 지냈고 2021년 3월부터 다시 광주로 내려와서 독립 언론 '평범한미디어'를 설립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야구와 축구를 정말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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