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무단 도용, 표절, 그리고 인용.

정지우
정지우 인증된 계정 · 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2023/03/01
종종 사람들로부터 내가 쓴 글이 무단으로 도용당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을 때가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인플루언서들 중에서 그런 경우가 잦은 듯하다. 작년에 어떤 사람은 내가 쓴 글을 자신이 쓴 글이라 올려 놓고는, 내 인스타그램 계정을 차단해 놓는 용의주도함을 보이기도 했다. 혹여라도 내가 볼까봐 미리 차단을 해놓은 것이다. 

사실, 일일이 대응해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그런 걸 알려준 분에게 고마운 마음도 있어, 당장 글을 내리지 않으면 다음 날 바로 민형사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더니, 곧바로 장문의 사과 메시지를 받았다. 실제로 그런 식의 표절이나 도용은 저작권법 위반이고, 형사 처벌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개 수사기관에서는 별 일 아니라 생각하는 면이 있고, 민사소송을 건다 해도 소송비용이 더 클 수 있을 정도로, 손해액도 미미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 보니, 상당수 사람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도용당하더라도, 법적인 조치를 취할 마음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변호사 선임도 없이, 캡쳐한 사진만 들고 경찰서에 찾아가면 거의 문전박대 비슷한 취급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 내가 딱히 영향력 있는 사람도 아니라면, 항의해봐야 차단이나 당할 뿐일 것이다. 사과도, 인정도 없이 게시글을 삭제하는 식으로 발뺌하는 데 끝날 수도 있고, 그마저도 안될 수도 있다. 플랫폼에 신고해도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시당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양심 없이 타인의 것을 베끼고도 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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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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