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 이해하기

이길용
이길용 · 종교와 문화로 사람을 읽는 여행자
2024/03/16
지금은 그리스도교 절기로 '사순절(四旬節)'입니다. 또 한자를 앞세워 보통 사람들은 그뜻이 무엇인지 알쏭달쏭할 겁니다. 사순, 말 그대로 열흘이 4개, 즉 부활절을 앞둔 40일 간을 그렇게 부르죠.

부활절은 현 그리스도교 기원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사건'이기도 합니다. 부활이 되기 위해선 먼저 죽어야 하고, 죽기 위해선 고통과 어려움을 겪어야 하기 때문에, 그리스도교 전통 대부분 교단은 이 주기를 매우 경건하고 조심스레, 스스로를 돌아보면 오신 그리스도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간으로 삼고 있죠.

예수의 일대기를 적고 있는 복음서는 수난을 당하기 직전 최후의 만찬이 있었음을 보고 합니다.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행한 마지막 식사 자리이지요. 그리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금도 그리스도교의 여러 교단은 '만찬례'를 주요 의례로 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리스도교의 만찬례에 관한 이야기를 한번 시의적절하게 해보고 싶습니다.
By 레오나르도 다 빈치 - 미상, 퍼블릭 도메인,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4759

1. 두 가지 전제
   
만찬례에 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되는 요소가 몇 있습니다. 첫째는 예수가 행하신 만찬례가 과연 유월절 만찬이었는가, 아니면 일상적인 만찬이었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입장정리입니다. 여전히 공관복음(마태, 마가, 누가)의 증언을 따라 예수의 마지막 저녁식사는 유월절 식사였다는 주장이 큰 흐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Jeremias, Pesch, Holtz, Gnilka, L gasse 등) 

그러나 니산 14일 저녁 '이별만찬'이었으리라는 또 다른 설이 있기도 합니다.(Schnackenburg, Blank, B sen, Brown, Perrot) 
   
그날을 우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서력으로 환산하면 기원후 30년 4월 6일 목요일 저녁쯤일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첫 번째 약속이고, 두 번째 전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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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Marburg대학교에서 종교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학위 후 귀국하여 지금은 서울신학대학교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주 관심 분야는 ‘동아시아 종교’와 ‘해석학적 문화 비평’이며, 제대로 된 <한국종교사상사>를 펴내는 오랜 꿈을 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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