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D타워 맛집 - 매드 포 갈릭 리뷰 (내돈내산)

서리
서리 · 읽고 쓰기를 계속하고 싶은 사람
2024/05/11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1층 입구에 경호원 같은 차림을 한 남자 두 명, 그 옆에 엘리베이터 하나가 보인다. 아무 생각 없이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려다가 ‘OO법무법인 전용’이라는 글씨를 보고 흠칫 놀란다. 이게 뭐지? 무슨 ‘전용’ 엘리베이터가 따로 있어? 참 나⋯. 그럼 이 법무법인과 전혀 관련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어디서 엘리베이터를 타야 해? 당황한 나머지 옆에서 조근조근 수다를 떨던 남자 중 하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위로 올라가려면 어디로 가야 해요?”
“안쪽으로 들어가시면 엘리베이터가 있어요.”

마치 그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라는 듯이 들린다. 들어가 보면 알 것 아냐. 여기는 입구니까.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한 질문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 수치스럽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바닥과 천장과 벽이 모두 검고 어둑어둑한 조명이 깔린 공간이 나온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보니 엘리베이터로 추정되는 그림 표지판이 보인다.

엘리베이터는 무슨 영문인지 꼭꼭 숨겨져 있다.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고 찾아야만 위치를 알 수 있는데다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검은 벽으로 가려진 좁은 통로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타고 내리는 사람들은 건물 안에서 철저히 가려지는 구조다.

엘리베이터 내부는 투명창으로 되어 있어서 타고 있는 동안에 바깥을 볼 수 있다. 그 덕분에 각 층 식당마다 사방이 트여 있는 잘 꾸며진 테라스 같은 공간을 내려다볼 수 있다. 사람들은 테이블에 마주 앉아 음식을 먹고 있다.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는 분명히 들을 수 없지만, 모든 층에 개방된 높은 천장에 부딪혀 희미하게 반사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와 잔잔한 재즈 풍의 배경음악이 뒤섞여 그들은 무척 행복해 보인다.

이 공간에서 시선과 몸은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밖으로, 바깥으로 노출된 식당의 테라스로. 반대 방향으로는 흐르지 않는다. 일단 식당에 들어오면 엘리베이터는 시야에서 감쪽같이 사라진다. 이 공간은 어떤 의도로 설계된 걸까? 엘리베이터와 엘리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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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웁니다. 책과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부글거리는 생각들을 오래오래 들여다보며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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