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구호로만 바뀌지 않는다
2024/01/08
2020년 가을, 전 세계는 엉망진창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글로벌 보건 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했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 상황이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되던 그때, 김윤 서울대의대 교수는 상당히 의외의 말을 내놓았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을 중저소득 국가에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선진국 중심의 백신 싹쓸이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우려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 상황이 거의 실시간으로 중계되던 그때, 김윤 서울대의대 교수는 상당히 의외의 말을 내놓았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을 중저소득 국가에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선진국 중심의 백신 싹쓸이가 현실화될 수 있다며 우려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정말로! 팬데믹 상황에서 분쟁 지역이나 저소득 국가는 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원래도 열악했던 보건의료 여건은 더 악화됐다. 국제시민단체 등은 인류애를 발휘해 이들을 돌봐야 한다고 외쳤지만, 자국의 사정이 급한 국제사회에서 그러한 구호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라거나 문명의 사악함 등 때문만은 아니다. 사람이나 국가가 본인의 안위를 우선할 수밖에 없는 것은 본능에 따른 결정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다른 말로 자국 이익 우선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비정하지만 기억해보면 팬데믹 상황에서 모두가 그랬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엄청난 사망자와 후유증. 그건 여러 숙제를 남겼다. 무엇보다 국제사회는 백신 싹쓸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며, 이를 막을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김 기자가 만나보면 어때?”
국제보건기술연구기금(Research Investment for Global Health Technology Foundation, 이하 라이트재단)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8년 설립됐지만, 나는 2023년이 되어서야 이곳과 만남을 가졌다.
라이트재단은 하고 있는 일을 거칠게 말하자면 이렇다. 중저소득 국가의 공중보건 증진과 감염병 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