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버지의 성장과 몰락 - 린 헌트의 <프랑스 혁명의 가족 로망스>(3)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8/27
《이 따위 장난질이 제발 끝나길 희망하며(À faut espérer q'eu jeu la finira bientôt)》 미셸 에냉(Michel Hennin), 1769년. 구체제인 앙시앙 레짐의 몰락을 풍자한 그림. 성직자와 귀족을 농민이 힘겹게 짊어지고 있다.

좋은 아버지의 성장과 몰락 - 린 헌트의 <프랑스 혁명의 가족 로망스>(3)
   
국왕이 높은 권좌에서 전락한 이야기는 좋은 아버지라는 이상이 겪게 되는 운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만일 국왕이 국민들의 아버지라면, 아버지 상의 변화는 국왕이 대중들에 대해 갖는 위상에 확실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과도한 혹은 폭군적인 가부장의 권위에 대한 비판은 1789년보다 훨씬 전에 시작되었다. 인류가 정치적, 지적 미성숙기로부터 벗어나고 있다는 계몽사상의 확신은 대중적 관심사에 대한 참여 요구의 증가로 이어졌다. 18세기에 대중여론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출현했던 것은 국왕의 신하/자녀라는 관념이 자율적인 인간/시민의 관념으로 성숙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어린이를 애정과 교육적 관심을 맡을 자격이 있는 독자적 개인이라고 간주하는 태도는 18세기에 서유럽에서 일어난 전반적인 경향인데, 그것 역시 ‘좋은 아버지’라는 이상의 창조에 도움을 주었다. 루소를 비롯한 계몽 사상가들은 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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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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