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능력의 한계를 깨닫던 시점에 내가 하지 않을 집안일을 대신할 근로자를 찾기 시작했다. 요즘이야 널린 것이 청소업체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집안일을 잘하는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받아 사람을 구했다. 소개의 소개를 거쳐 우리 집에 출근하기로 한 분은 50대 후반 여성이었다. 정식으로 소개업체를 통한 것이 아닌 친한 맞벌이 부부의 추천으로 만난 사람이라 고용자와 근로자임이 분명한 형태였지만 내가 대충 만든 약식 계약서와 그녀가 들고 온 통장사본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글을 읽기 어려워했던 그는 독소조항이란 단어도 알지 못했고, 나 역시 이런 형태의 근로를 어디에 신고하고 세금을 내야 할지 몰랐다. 그를 추천한 사람들이 말한 기준에 맞춰 계산을 해보니 1시간에 4,000원 정도의 인건비가 나와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어 최저임금 요율에 1,000원을 더해서 금액을 산정했다. 2,000원을 올려주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