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내 예상은 그대로였다.
그의 곁에 서서 나를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이 날카롭다.
아내는 자리를 옮겨 내 곁에 앉았고 그는 혼자 남겨졌지만, 아내의 시선은 여전히 건너편 그의 옆자리에 앉아있다.
셋이지만, 둘이다. 가슴이 서늘하다.
나는 슬그머니 일어나며 아내에게 묻지만, 아내는 끝내 이유를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내가 잘못한 거라는 말이라도 듣고 싶었지만, 모호한 표정만 지을 뿐. 아내는 끝내 입을 열지 않는다.
이 엉거주춤한 상황이 못내 싫어 자리를 뜨지만, 어린 시절, 이유도 모른 채 벌을 받고 울먹이는 내가 저기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