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9 - 아내의 시선

토니박
토니박 · 작은 행복을 위하여
2022/04/18
나는 아이를 길바닥에 눕히고 기저귀를 간다.

옆의 아내는 이름 모를 환영을 보고,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자지러지게 웃는다.

아내의 고개를 붙들어, 나를 보게 한다.

그녀의 시선이 나를 뚫고 지나간다.

뒤돌아 보지만 나는 알지 못한다

아내의 초점 풀린 눈이, 다시 나를 뚫고 지나간다.

이를 모를 환영의 손을 잡고 가는 아내는

어디를 가고 있는 걸까?

혁대가 두 칸 줄었지만,

배는 고프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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