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14 - 샤워

토니박
토니박 · 작은 행복을 위하여
2022/04/26
샴푸 통이 뱉어 놓은 가래로 머리를 감고,
또 비누가 닳았다. 

그렇게 말했는데도 이 놈의 비누가 또 세월 먹어 치웠다.

샤워기가 토해 놓은 물에 머리를 처 박는다.
 
흘러내리는 구정물을 걸레로 닦고 거울 앞에 섰다.

잘라져 내리는 머리칼이 아름답다.

아무도 살지 않는 이 집에,
나체 하나가 어슬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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