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직업 없이 이 일 저 일을 하시다 내가 14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는 돼지 농장에 취직하셨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축산학을 전공했던 아버지는, 자기가 3D 업종이라고 불리는 직업을 가진 것에 대한 열등감으로 직업에 대한 부끄러움을 가지고 계셨다.
아버지가 돈을 못벌어 오니 어머니는 급식소 조리실무사로 취직을 하셨다. 대학교에서 통계학을 전공했지만, 결혼으로 경력이 전무한 어머니가 다닐 수 있는 직장은 별로 많지 않았다.
그렇게 부모님은 자신의 직업이 번듯한 직업이 아니라는 이유로, 본인들의 직업을 부끄러워 했다.
그런 마음을 물려받은 나는 부모님의 직업을 말하기를 늘 꺼려했다.
그래서 친구들은 나의 부모님이 교사이거나 공무원이라고 으레 추측하기도 했다.
부모님은 번듯한 직장을 아이들이 가지길 소망했고, 그런 기대에 부응하여 나는 공기업 직원이 되었다.
4년차인 나의 월급은 아버지가 50세가 되었을 때 하루종일 땀 흘려 노동했던 것보다 많다.
그래서 나는 힘들고 지쳐도 회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