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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무실 문은 기분 나쁜 쇳소리를 내며 천천히 열렸다. 70세는 훌쩍 넘어 보이는 할머니가 구부정한 허리를 펴지도 못한 채 바닥을 보며 들어왔다.
“여기 중원이(가명) 담임 선생님 계십니꺼?”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모습과 달리 목소리는 쩌렁쩌렁 컸다. 교실 4개를 합친 크기의 교무실에 있던 교사 약 70명의 눈길이 일제히 할머니에게 쏠렸다. 할머니는 구원을 바라는 눈빛으로 다시 한 번 외쳤다.“우리 중원이 담임 선생님 없스예?”
마음씨 좋은 A 교사가 나섰다.
“할머니, 우리 학교에는 학년별로 6개 학과, 19개 학반이 있어요. 중원이는 몇 학년, 무슨 과인가요?”
“그런 거 몰라예! 그냥 우리 중원이 담임 선생님 보러 왔스예. 지한구 선생님 안 계십니꺼?”
설마 나를 찾아왔을 줄이야. 나는 쭈뼛쭈뼛 자리에서 일어났다. 할머니는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하는 것처럼 “아이고, 선생님!” 하며 성큼성큼 다가와 나를 끌어안았다. 할머니의 몸에서는 1980년대 시골 옷장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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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이 많은 업무들을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되집어 봐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