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파업유발자

박흥수
박흥수 인증된 계정 ·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객원 연구위원
2022/11/29
철도노조가 12월 2일 파업을 예고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명분 없는 철도 파업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인정한 명분 있는 파업이 단 한 건이라도 있었을까? 파업은 언제나 척결되어야할 사회악이었다. 철도노조와 국토부는 서로 시민과 철도를 위한 일이라며 마주 보고 달리고 있다. 이제 극적인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파업사태를 막을 길이 없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타협점을 마련해야 하는 가이다.

정기 단체교섭에서 철도노조가 제출안 안은 불합리한 인사 및 보수 제도 개선, 안전인력 충원, 그리고 국토부가 추진하는 철도 관련 사업의 민간 개방 등에 대한 반대 의견을 담고 있다. 그런데 코레일 경영진은 이에 대해 답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산하 기관이 반대 입장을 낼 수 없을 뿐 아니라 노조와 이 같은 내용을 합의하는 것도 상상할 수 없다. 안전인력 충원조차 국토부와 기재부의 승인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정부가 강조하는 공기업 자율 경영이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철도노조 파업 대비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2022.11.27 연합뉴스
원희룡 장관은 코레일 노사를 야합으로 뭉친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부쳤다. 이러니 코레일 노사는 합의 자체를 할 수 없는 조건이 되어 버렸다. 노조는 양보하든지 파업하든지 양자 택일을 강요 받는다. 사실상 정부가 파업을 유도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주기적으로 몇 년에 한 번씩 파업을 벌이는 나쁜 귀족 노조인지, 구조적으로 유도된 파업에 내몰리는 노조인지는 세계관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철도공사 노사는 지난 단체협약에서 철도노동자들의 근무체계 중 하나인 3조2교대를 4조2교대로 변경하는 노사합의를 했다. 주간-주간-야간-야간-비번-휴무 형태로 이어지는 3조2교대 노동은 밤샘 근무를 마친 날 밤에 다시 밤샘 근무가 잡히게 된다. 24시간 가동되는 철도에서 현장 노동자의 몸과 정신이 온전치 못하면 사고로 이어진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노사가 공감을 이루었기 때문에 근무체계를 변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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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가 기후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할 수 있다고 철석같이 믿는 인간. 철도기관사,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객원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며, 다수의 칼럼과 단행본을 썼다. 저서로는 『철도의 눈물』, 『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계』,『시베리아 시간여행』이 있다. 철도를 매개로, 인문학의 바다를 유영하며 모빌리티와 인간의 관계, 이동하는 삶에 대해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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