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이야기] 예뻐져서 평범해지고 싶다

이슴새 · 활동가와 편집자 사이, 20대 여성
2023/02/12
날이 추워지면 부쩍 외모가 신경쓰인다. 화장품을 사든, 성형 앱을 뒤적이든, 피부과에 가든, 뷰티 팁 검색에 빠지든 무언가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일이 벌어진다. 십 대 후반부터 반복된 패턴이다. 왜 그럴까? ‘옆구리가 시리다’라는 관용구처럼, 체온이 떨어지면 마음도 외로워지나? 
   
이 대목에서 누군가는 외모 고민이 왜 외로움으로 곧장 이어지는지 부자연스럽다고 생각할 테고, 누군가는 어렵지 않게 연상할 것 같다. 나에게 외모를 신경쓴다는 것은 곧 누군가 옆에 있을 사람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나를 봐 주지 않아서든 혹은 관심 가는 사람은 없지만 누군가 나를 봐 주길 바라며 외모를 다듬는 것이다.
   
외모가 나를 외롭게 한 이유 중 결정적인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외모가 더 아름다운 사람들이 대체로 나에게 주어지지 않는 관심과 환대를 받는다는 것은 분명했다. 
   
또래 아이들은 내 외모를 칭찬하지 않았다. 가끔 외모가 화제에 오를 때면 내 차례는 ‘귀엽다’ 정도로 뭉뚱그려졌는데, 그것이 칭찬이 아니며 그저 적당한 대처라는 것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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