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기

ha
2022/03/23
  에게 일기란, 어린 시절 공책 한 페이지를 꾸역꾸역 채워야 했던 꽤나 번거로운 숙제에 불과했다. 커가면서 기억하고 싶은 날 정도는 어떤 방식으로든 남겨두려고 노력했지만, 그 속에서도 여전히 일기는 부재했다. 좋았던 날들의 기억이 점점 흐려져서, 살아온 인생의 흔적을 남겨두지 않은 게 안타까워서. 느즈막히 기록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요즘, 엄마의 근무일지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기억하는 엄마의 한 가지 습관이 있다. 매일은 아니지만 이따금 생기는 이벤트를 달력에 간단하게나마 기록해두는 것이다. 그렇게 모인 달력이 옷장 깊숙한 곳에 한가득이다. 옛날 생각이 나지 않는 한 굳이 펼쳐볼 일 없겠다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다시 꺼내볼 일이 잦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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