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글: 첫 문장을 쓰지 못하는 작가들에 대해서 by 제이미

이재랑 · 살다보니 어쩌다 대변인

2021/11/15

베르나르 키리니의 단편 <첫 문장 못 쓰는 남자>에서 주인공 굴드는 제목처럼 첫 문장을 쓰지 못하는 작가다. 수 년 전부터 구상한 책을 쓰기로 마음 먹은 순간, 그는 첫 문장을 쓰지 못해 글을 더 진행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떠오르지 않는 첫 번째 문장을 괄호로 처리하고 두 번째 문장부터 쓰기로 한다. 그러나 곧 또다른 문제에 봉착한다. 그럼 그게 두 번째 문장이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굴드는 짜증이 났다. 불안에 사로잡힌 그에게 훨씬 더 획기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첫 문장을 괄호로 처리한다면 두 번째 문장이 첫 문장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두 번째 문장 역시 괄호로 처리하는 거다. 그러면 세 번째 문장이 첫 번째 문장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세 번째 문장 역시 괄호로 처리할 것이고,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문장도 괄호로 처리하는 거다. 흥분의 절정에 다다른 굴드는 책의 첫 세 단락을 단숨에 써내려갔다. ˝(•••) (•••)...

제이미 · 얕고 넓게 세상을 탐구하는 사람

2021/11/17

답글: 첫 문장을 쓰지 못하는 작가들에 대해서

경제/소비자+2 생활/사건사고+5

"첫 문장이 남은 글의 성패를 모두 결정하진 않는다." 가슴에 울림을 주는 말이네요. 첫 문장보다도 그 이야기가 어떻게 앞으로 전개가 되고, 그 전개 속에서 주인공이 무엇을 얻는가가 중요할 것 같아요. 글에서도 우리 삶에서도요. 첫문장이 삐긋했지만 앞으로의 글이 다 삐긋할 것은 아니고, 새롭게 쓰여지는 글이 더 우리의 진짜 인생일 수 있을 거예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힘을 얻으실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