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쓰는사람 윤준식
편지쓰는사람 윤준식 · 많이 쓰자! 비록 똥글로 끝나더라도
2024/06/22
지난 몇 년 간, 나는 '느슨한 연대'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곤 했다. 이유는 대부분의 창업자가 1인기업 형태이기 때문이다. 빠른 성장과 성공모델을 보여주는 창업자들도 있지만, 이는 5% 미만의 소수다. 대부분은 창업자 혼자서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더러 아르바이트를 포함해 2~3인 규모의 전형적인 소상공인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이들은 패턴화된 단순업무를 소화하는 인력이지 대표자의 업무를 복제해 비즈니스를 함께 이끌거나 보완하지 못한다.

이해가 안 된다면 스타트업 기업의 형태와 대조해보자. CEO 이외에 CTO나 COO 역할을 하는 멤버가 존재하는가? 이런 멤버는 없고 단순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업무만 있다면 여전히 1인기업 패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거다.

창업 후 일이 늘어나고 바빠지니 새로 충원하게 되는 인원들은 업무의 병목구간에 발생하는 정체를 해결하는 인력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 아르바이트거나 초급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창업자가 맘을 먹기에 따라서는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과로해서 단명하기 싫어 사람을 붙이는 것뿐...

어떻게하면 1인기업이 지니는 효율(솔직하게는 인건비 문제)을 유지하면서 1인기업을 벗어날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 그나마 1인기업 창업자들끼리의 시너지 창출이 가볼 만한 길이었다. 상호협업으로 인력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협업하는 CEO들이 상호코칭을 통해 협업 기업의 CTO, COO 등 C레벨의 업무행위를 함으로써 다른 CEO를 지탱하는 일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

2021년 후반기 이후 본격적인 협업실험을 해보고자 함께할 수 있는 기업들을 찾기 시작했고, 비록 대부분이 실패였지만 다양한 케이스를 경험했다. 각각의 협업관계는 이러했다. 큰 매출을 주는 큰 업체와는 하청공급의 관계로, 제조업 기반의 중소기업과는 독립 프로젝트의 형태로 신규 비즈니스 기획과 프로토 서비스를, 스타트업·벤처에는 제한적인 범위의 직원 형태로, 소상공인들과는 품앗이 차원의 교류와 협업을 마구잡이로 시도했다.

이런 실험은 어느 정도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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