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비즈니스①] 내가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이유
2024/06/22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이 아니라 윤길동이라 불러야겠습니다"
"진짜 여기저기 많이 다니시네요"
수년째 만나는 사람들이 내게 하는 말들이다. 나의 답사와 탐방은 20년 전부터 시작됐다.
20년 전의 나는 소상공인이었다. 날마다 위기였다. 내가 하는 업종은 변화하는 세상에 적합하지 않았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위해 배움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경영경제 분야의 책을 읽는 걸로 만족했지만, 여기엔 살아 움직이는 비즈니스가 없었다. 1인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 적합한 이야기도 부족했다.
마침 이직, 전직, 창업과 관련한 이슈가 30~40대 직장인들에게 큰 화두가 되다보니 자기계발 강연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다. 시간을 내어 강의를 들으러 다녔다. 여전히 나에게 딱 맞는 뭔가가 없었다. 책으로 만나는 사례는 생각보다 구체적이지 않았고, 강사들을 통해 듣는 이야기는 청중을 주목시키기 위해 극화되기 마련이다. 나 자신이 발로 뛰는 수밖에 없다 생각했다. 성공비결을 손에 얻으려면 그만큼의 대가가 지불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동네 소상공인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어디는 손님으로, 어디는 이웃으로 방문하면서 짧은 대화를 반복하며 그 속에서 지혜와 지식을 얻었다. 몇 번인지 기억도 못하겠지만 여러 차례 사업아이템을 바꾸고, 나 또한 여러가지 비즈니스 페르소나를 갖게 되며 이런 활동은 더욱 구체화되었다.
극적인 계기를 이룬 것은 주간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게 되면서다. 5년 정도 글을 쓰며 나 자신이 지닌 콘텐츠의 부족을 느꼈고, 콘텐츠로 풀어낼 능력의 부족함도 느꼈다. 행동 반경을 넓히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사용해왔던 분석의 틀도 작은 돋보기에서 현미경으로, 손에 잡히는 망원경에서 멀리 내다보는 인공위성으로 바꾸게 된 것도 이때다.
어느 덧 여기저기 소상공인을 찾아다니며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풀어가는 활동도 10년을 채웠다. 어느 틈에 창업 경험 하나 없이 학자, 컨설턴트, 전문가라며 남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함부로 논하...
지속가능한 창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어디든 갑니다. 언젠간 소설가가 되고 싶습니다.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