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지우며 1
오늘은 엄마가 바닥에 깔던 여름 이불을 버렸다.
이불 가장자리가 다 헤졌건만 결혼할 때 외할머니가 준 거라며 버리지 않던, 규칙적으로 이상한 문양이 수놓아져 있던 그 이불이다.
어릴 적 난 그 이상한 문양이 너무 싫었다. 문양이 수염 난 무서운 할아버지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름마다 엄마가 바닥에 그 이불을 꺼내 줄 때면 한사코 거절했다. 무섭다고, 엄마가 덮으라고, 그 이불 싫으니까 버리라고 초. 중학생 때는 매 여름 엄마와 이불 때문에 싸웠던 거 같다.
대학교, 군대를 거쳐 내가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길어질 때쯤 가끔 집에 가면 항상 그 이불이 내방 어딘가에 있었다. 여름이면 누워서 티브이티비 보는 자리에 깔려있고, 겨울이면 메트릭스 커버로 쓰였다. 갈 때마다 이불에서는 따스한...
이불 가장자리가 다 헤졌건만 결혼할 때 외할머니가 준 거라며 버리지 않던, 규칙적으로 이상한 문양이 수놓아져 있던 그 이불이다.
어릴 적 난 그 이상한 문양이 너무 싫었다. 문양이 수염 난 무서운 할아버지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름마다 엄마가 바닥에 그 이불을 꺼내 줄 때면 한사코 거절했다. 무섭다고, 엄마가 덮으라고, 그 이불 싫으니까 버리라고 초. 중학생 때는 매 여름 엄마와 이불 때문에 싸웠던 거 같다.
대학교, 군대를 거쳐 내가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길어질 때쯤 가끔 집에 가면 항상 그 이불이 내방 어딘가에 있었다. 여름이면 누워서 티브이티비 보는 자리에 깔려있고, 겨울이면 메트릭스 커버로 쓰였다. 갈 때마다 이불에서는 따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