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시킬까.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7/29
오겠다던 딸은 결국 오질 못했다. 출발 몇 시간 전에 전화를 해서 회사에급한 일이 생겨 휴가를 반납하고 출근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서운하기 보다는 회사일을 잘 마무리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섰다.
남편은, 저런. 오기 싫어서 그러는거 아냐? 하며 엄청 섭섭해했다. 왕복 기차표까지 끊었는데 그럴리가.

딸이 오면 남편은 남편대로 나는 나대로 딸을 부려먹을(?) 계획을 잔뜩 세우고 있었다.
조소과를 나온 딸은 가끔 남편의 훌륭한 조력자 노릇을 하기에 남편은 작업장에서 솜씨를 요구하는 일을 시키려고 벼르고 있었고 나는 우리집 올라오는 길에 우거진 나무 터널을 전동가위를 이용해 모조리 제거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나무들이 높아 트럭에 누군가가 타고 이동하면서  나뭇가지들을 잘라줘야 하는데 나는 아무래도 자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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