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사유하기 _ 급진적 섹슈얼리티 정치 이론을 위한 노트
성을 사유하기 _ 급진적 섹슈얼리티 정치 이론을 위한 노트 - 게일 루빈
성 전쟁
성을 사유할 때가 왔다. 어떤 사람에게는 섹슈얼리티가 가난, 전쟁, 질병, 인종주의, 굶주림, 핵 전멸 같은 중대 사안으로부터 주의를 돌리기 위한 하찮고 미미한 주제일지 모른다. 그러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파괴의 가능성 속에서 살아가는 바로 이러한 시대에, 사람들은 위태로울 정도로 쉽게 섹슈얼리티에 열광한다. 현대의 성 가치와 성애 행위를 둘러싼 갈등은 지난 세기의 종교 분쟁과 유사한 점이 많다. 여기에는 크나큰 상징적인 무게가 실려 있다. 대개 성행위에 관한 분쟁은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불안을 대체하고 이에 수반되는 강렬한 정서를 방출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 되곤 한다. 이렇듯 거대한 사회적 부담에 시달리는 시대이기에, 특수한 관점에서 섹슈얼리티를 다룰 필요가 있다.
성은 언제나 정치적이다. 영국과 미국의 경우 19세기 후반이 그러했다. 그 시기에 순결을 장려하고 매춘을 소탕하고 젊은 층의 자위를 금지하기 위한 교육 및 정치 관련 운동 같은 강력한 사회적 운동이 온갖 종류의 ‘부도덕’에 집중되었다. 이러한 19세기 도덕성 발작의 결과물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성행위, 의술, 자녀 양육, 부모 불안, 경찰 수사, 성법에 대한 사고방식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성 자체가 아동에게 해가 된다는 개념은, 성에 대한 지식과 경험으로부터 미성년자들을 격리하기 위한 광범위한 사회적, 법적 구조물들을 산출시켰다.
첫 번째 미연방 반외설법은 1873년에 통과되었다. 초기 반포르노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