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3
지난 연재에서 설명한 것처럼 탈리도마이드는 1957년 등장하여 수면제 / 진정제 약효로 널리 사용되었으며, 태아에게 기형을 유발함으로써 파문을 일으키고, 이후에 나병 및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다시 부활할 때까지 수많은 이야기거리를 만들었다. 그러나 도대체 어떻게 탈리도마이드(및 그 유사체)가 이러한 부작용과 약효를 보이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었다.
물론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한 다음 일어나는 일은 잘 알려져 있고, 나병 및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사용될 때는 면역 기능을 조절하는 성질이 핵심이라는 것까지는 연구를 통해서 알려졌다. 그러나 정확히 탈리도마이드가 어떤 단백질과 작용하여 어떤 기능을 하기에 이러한 현상들이 일어나는지는 2010년까지 완전히 미스테리였다.
사실 오늘날의 대부분의 약물은 일단 질병의 기전을 파악하고, 여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표적 (주로 단백질)을 확인하고, 이 표적에 결합하여 작용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개발되므로 이미 사용된 지 50년이 넘은 약물의 표적을 잘 모른다는 것이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탈리도마이드 및 그 이전에 등장한 약물들은 모두 약물이 직접 작용하는 표적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 채로 약물이 몸에서 작용하는 약리 효과에 따라서 발견된 것이므로 이러한 것이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가령 아세틸살리실산, 즉 아스피린은 1897년 출시된 약물이지만, 아스피린이 작용하는 주 표적이 염증 작용의 핵심 단백질인 사이클로옥시게네이즈-2 (Cyclooxygenase 2, COX-2) 라는 것은 1971년에 되서야 규명되었다. (이를 규명한 존 베인 John R Vane 은 이 공로로 198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다.) 그렇다면 탈리도마이드의 표적은 어떤 과정을 통하여 발견되었을까?
세레브론
세레브론
탈리도마이드의 표적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사실 표적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탈리도마이드 및 탈리도마이드 유도체는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 되었다. 그러나 탈리도마이드는 면역조절작용, 수면 작용, ...
이번에도 정말 잘 읽었습니다. 1, 2편 보면서 비극 속에서 피어난 영웅적인 노력들이 극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반전이 일어난 3편의 드라마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4편의 기작 서술도 사람이나 역사 이야기 못지 않게 반전에 반전 느낌입니다. 마지막 편도 기대하겠습니다.